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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규 'Sixth Sense'로 돌아온 래퍼 PYMEL (파이멜)의 '버티기'

최수안

2023년 4월 6일


클릭하시면 인터뷰 FULL 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22년 12월, '98%'라는 EP로 4트랙을 세상에 내놓은 파이멜이 쉴 새 없이 달린다. 23년 3월, 불과 3개월 만에 8트랙을 더 들고 첫 번째 정규 'Sixth Sense'를 발표했다.

PYMEL (파이멜) 데뷔 싱글 '회상 (Feat.이영지, Bluedayboy)



새로운 2020년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2019년 12월 31일, 이영지의 피처링으로 화제를 모은 첫 싱글 '회상'을 발표하며 파이멜은 힙합 씬의 문을 당차게 열었다. 그로부터 3년 동안 3개의 EP, 5개의 싱글, 하나의 컴필레이션, 하나의 피처링 등 쉴 새 없이 담금질을 했다. 녹음실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2023년 3월 22일, 모든 준비가 끝난 그는 그만의 이름으로 된 8 트랙짜리 첫 정규를 내놓는다. 3년 동안 발매한 곡이 34곡이다. 어림잡아 계산하더라도 1년에 10트랙을 발표한 셈이니 문자 그대로 '쉴 새 없이' 음악에만 몰두한 것이다. 트랙 마다 얼마나 많은 고뇌와 눈물, 땀이 서려있으랴. 파이멜의 끊임없는 허슬과 자아성찰은 한 번의 개명으로도 그 속내를 어렴풋 엿볼 수 있었는데, 데뷔는 이어보이로 했으나 정규를 내놓기 전 '파이멜'로 아티스트명을 변경하게 된다. 파이멜의 뜻은 'Python's melody'의 약자로, '뱀의 선율' 이라는 의미다. 이어보이로서의 음악인생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파이멜로 새롭게 돌아와 음악 인생 part2에 다가선 그는 새로운 이름에 책임이라도 지듯 연달아 EP와 정규를 발매했다.



PYMEL (파이멜) EP '98%'




'98%'의 전 트랙은 2020년 'Forward'를 통해 힙합씬에 충격을 주며 등장한 그리오와의 협업으로 완성되었고, 이번 첫 정규 Sixth Sense는 영웅이란 트랙에서 몇 번이고 등장하는 '현선이', 이른바 Gist와의 빛나는 케미로 세상에 나타났다. 1번 트랙 'Sixth Sense'의 작곡 편곡, 2번 트랙 '한없이' 작곡과 피처링, 5번 트랙 '어디에' 작사/작곡 등에 크레딧을 올린 Gist는 명실상부 파이멜의 지원사격을 해주었다. 98%에서 전 앨범 작곡/편곡에 참여한 그리오도 이번 정규 'Sixth Sense' 7번 트랙 '영웅'에서 역시 작곡과 편곡을 맡았다.

PYMEL (파이멜) 첫 정규 'Sixth Sense'

Sixth Sense는 트랙이 넘어갈 때마다 잘 차려진 코스요리처럼 귓가로 서빙된다. 앨범과 동명인 첫 번째 트랙 'Sixth Sense'는 빈티지 무드이자 명백한 인트로의 느낌으로 앨범을 연다. 3번 트랙이자 메인 타이틀 곡인 '더풀백'은 파이멜 만의 외롭고 씁쓸한 정서를 발랄한 멜로디로 교묘하게 가리는 것이 마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같은 맛이다. 그러다 급 물살을 타듯 빠르고 전투적인 '어디에'를 지나, '깍쟁이'라는 트랙에서 다시 빈티지로 돌아온다. 그리고는 묵직한 느와르같은 '영웅', '헤드라인'으로 비로소 완결을 찍는다. 완급 조절과 기승전결이 분명한 이 앨범은 분명 트랙을 skip없이 순서대로 들으며 하나하나를 음미해야만 한다. 첫 정규임에도 본인만의 철학을 뚜렷하게, 그리고 올곧게 표현해 낸 파이멜을 이번 3월, 쿼터 먼슬리 픽을 통해 직접 만나 정규 'Sixth Sense'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인터뷰 중인 PYMEL (파이멜)




Q. 첫 인사

A. 안녕하세요 이번에 정규 앨범 낸 파이멜이라고 합니다.


Q. 첫 정규를 발매한 소감은?

A. 저한테는 뜻 깊은 앨범이라서 되게 힘들 때 썼던 앨범들이기도 하고, 첫 정규이기도 하고 해서 너무 기분 좋았고요 나왔을때, 되게 보람 있었던 것 같아요. 힘들게 만든 만큼 보람 있었습니다.이어보이에서 파이멜로 이름을 변경하셨는데 이유가 있는지?너무 오래 쓰기도 했고 옛날 이름을. 이름에 보이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기도 하고, 좀 어린 느낌이 나서 이번 앨범 내면서 노래 스타일이나 이런게 전체적으로 바뀌어서 거기에 맞는 이름을 좀 생각해보자 해서 파이멜이라는 이름을 쓰게 됐습니다.사실 크게 의미를 정하고 만들진 않았는데요. 제가 뱀띠인데, 그거를 풀어서 쓰면 Phyton's Melody라고 , 뱀의 선율인데, 제가 뱀띠니까 '뱀띠의 멜로디', 이런 느낌?


Q. 첫 정규인데 준비 기간이 얼마나 걸렸나요?

A.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생각하면 1년 정도. 전곡 녹음을 끝마친 상황에서 친구 집에서 본녹을 다 끝난 상태에서 친구 집에 있는 장비들이 다 바뀌어가지고 녹음도 다시 해야겠다, 해가지구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렸던 것 같아요. 원래라면 반년 정도면 나왔을 앨범인데 녹음을 다시 하느라 6개월이 더 추가되는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힘들었고, 바뀐 장비가 너무 좋아져서 적응하는 시간도 되게 필요했고요, 그랬지만 하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것도 느껴지고 그 발전하는 모습을 보는게 스스로 재밌다고 느껴서 힘들었지만 결국엔 잘 나온 것 같아서 되게 좋습니다.


Q. 앨범의 트랙이 한 곡 한 곡 다른 이야기지만 크게 메시지 하나를 관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하나의 키워드로 정의하자면?  그리고 그 이유는?

A. '사회초년생' 약간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 제가 봤을 땐.제가 본가가 인천인데 거기 살다가 서울에 자취를 하면서 만들었던 노래들인데, 서울에서 알바를 하면서 좁은 집에서 부스도 만들고 이렇게 해가지구 알바 열두 시간씩 하고 들어가서 작업하고 막 이런 이렇게 살았었는데 알바하면서 너무 힘든 일도 많았고 감정적으로 좀, 노래를 만들 때도 힘든 부분이 많았어가지고, 노래들에 스며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회 초년생의 마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그렇게 정해보았습니다.


Q. 요새 힙합의 주류가 락을 베이스로한 힙합과 알앤비를 베이스로 한 힙합으로 나뉘는 것 같아요. 파이멜님은 락쪽에 가까워 보이는데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나 콘텐츠가 있나요?

A. 제가 원래는 락사운드를 엄청 좋아하진 않았는데 해외 아티스트 중에서 '머쉬몬캘리'라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그 아티스트의 공연 영상이나 뮤비들을 보면서 되게 '멋있다'라고 느낀 시점부터 그런 음악을 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Q. 앨범소개에 쓰인 글과 2번 트랙 한없이에서 하는 메시지가 '버틴다'라는 점에서 공통되는 것 같아요. 파이멜님은 어떤 걸 버텨왔나요?

A. 제가 학생 때부터 되게 음악을 해왔었는데, 홍대 공연장이라든지 가면 그 당시 사람들의 시선이나 그런게 좋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그만뒀을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만큼 무시도 있었고 노골적인 말들도 있었는데, 제가 그걸 다 어린 나이부터 버티면서 해왔어가지고, 그게 약간 앨범 전체적인 키워드가 된 것 같아요. 다 제 얘기였다보니까 그래서 그런 것 같습니다.


Q. 더풀백은 밝은 멜로디더라도 그 속에 쓸쓸한 자아를 얘기함과 동시에, 누군가를 미워하면서도 그리워하는 느낌이 들어요. 어떤 과정으로 작업이 시작됐나요?

A. 제가 그것도 알바하면서 만들었던 노랜데, 전체적인 테마는 어릴 때부터 음악을 같이 시작했던 친구들도 많았고, 100명 정도 있다고 치면 90명 정도는 그만뒀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뭔가 그 과정에서 저를 떠난 사람들이 되게 많은데 잘되서 멀어진 친구들도 있고 음악을 관둬서 멀어진 친구들도 있다보니까 그 외로움, 같은게 되게 컸던 것 같아요. 혼자서 한 명 한 명을 떠나보내야 되는 그런 감정이 있어서 그렇게 그런 가사와 분위기가 연출이 된 것 같아요.


Q. 더풀백 가사 중 '약속'은 무얼 의미하나요?

A. 그냥 뭐 어린 나이에 할 수 있는... 다 하는 말들인데 '우리 나중에 다같이 잘 되자', '누구처럼 되자', '돈 많이 벌자', 이런 거? (웃음) '끝까지 하자'. 이런 말들 되게 많이 했었는데, 그 말을 했던 많은 사람들이 다 없어져 버리니까, 네, 그런 것들을 약속이라고 해서 담았습니다.


Q. 홀로에서의 가사 중 '넌 대체 어딨어' '연남에서의 추억도' 등을 봤을 때 더풀백의 연장선 같이 느껴지는데 맞나요?

A. 네 맞습니다. 더풀백은 전체적인 내용이라면 홀로는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느낌인 것 같아요.


Q. '어디에'라는 트랙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트랙에서 '어디'라는 가사가 종종 들려요. 무엇이 그리 혼란스러웠는지, 지금은 찾았는지.

A. '어디에'라는 그 단어를 자주 쓰는 이유가, 앞에도 말했듯이 어린 나이에 봤을 때 되게 멋있어 보이는 형들이 많았고, 그 형들도 다 잘될 줄 알았고, 되게 멋있어보이는 형들이었으니까. 근데 그 형들이 다 그만두고, 힘들어하고 이런 걸 봤을 때 저도 뭔가 '나도 저렇게 되는 게 아닐까?' 그래서 되게 혼란스럽고 걱정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저렇게 멋있어 보이는 형들도 저렇게 됐는데,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되게 많이 했었고. 근데 지금은 이제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는 약간 버티기에 능숙한 사람인 것 같아요. 인생에 어떤 거든, 타격이 와도 금방 훌훌 털어버리고 남들보다 저한테서 재능있다면 그런게 재능인 것 같아서 지금도 버티면서 하고, 계속 저를 믿으려고 노력을 하는 중이라서 이제는 크게 막 그런 건 없어요. 이번 앨범을 내면서 다 털어버린 것 같아요. 그런 걱정들을.


Q. '깍쟁이'를 작업 당시 자존감이 낮았다고 들었는데

A. 그 때 당시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그 때 제가 인천에 살다가 서울에 처음 산 거다 보니까, 되게 사람들도 다 다르고 뭔가 분위기도 다 다르고. 뭔가 저도 그 분위기에 맞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단 말이에요. 서울식으로 서울 사람들처럼 말도 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성격을 가지려고 하고 옷도 뭔가 저 사람들처럼 입으려고 하고 그런 게 되게 컸었는데 아 이게 결국에는 외면이 중요한 게 아니구나, 아무리 표면적으로 신경을 써도 내가 내 내면이 강해지지 않으면 똑같은 거구나 라고 느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 최애 곡으로 꼽은 이유는 아마도 정규 앨범들 중에서 가장 힘들었던 감정을 썼던 거기도 하고, 사운드 적으로도 가장 마음에 들어서 훌륭하게 나온 것 같아서 제가 생각했을 때, 그래서 최애곡으로 꼽았습니다.


Q. 파이멜님의 영웅은 누구인가요?

A. 거기에 나온 영웅은 앞서 말했듯이 멋있어보이는 형들. 가사에도 있지만 공연장에서 보던 멋있던 형들이 제 어린시절 영웅이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그 사람들도 저보다도 어린나이였으니까 그 당시에. 애였구나 그 형들도 결국에는. 그런 느낌이 좀 담긴 것 같아요.


Q. 총 8트랙인데 곡 배치는 어떻게 구상했나요?

A. 곡 배치도 원래 좀  다르게 했었는데,  원래 어디에를 타이틀로 가려고 했었는데 다른 타이틀 곡에 비해서 좀 무난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아 이거를 그냥 중간다리 역할로 좀 써야겠다' 해서 5번 쯤에 넣었고, 헤드라인 같은 경우에도 중간 쯤에 배치가 됐었는데 이게 곡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보니까 아 이걸 그냥 마지막 곡에 넣어서 환기시키는 느낌으로 가야겠다 해서 마지막 트랙으로 넣었습니다.


Q. 이번 식스센스 앨범은 어떤 사람들이 꼭 들어줬음 좋겠나요?

A. 이 곡에 쓰여졌던 사람들이요. 아직 남아있는 친구들도 그렇고. 잘 된 친구들도 그렇고. 그만 둔 친구들도 그렇고. 이 앨범 자체의 대상들이 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노래들이 많은 것 같아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

A. 올해 이제 딱 목표가 30곡 내기인데, 솔직히 생각을 해봤을 때 음악을 진짜 진심으로 대한지가 얼마 안된 것 같거든요. 그래서 음악을 진심으로 대하기 시작했을 때 딱 만든 게 이 정규 노래들인데, 예전보다 훨씬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커서 30곡 내고 지금도 다 만들고 있어가지고, 그래서 곡도 많이 내고 사람들한테 더 많이 비춰지는, 될 수 있으면 올해 끝나기 전에 단독공연 이런거 한번 해보고 싶은 게 계획에 있습니다.


Q. 끝 인사

A. 그래도 옛날보다는 저란 사람이나 제 음악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서, 그리고 그냥 더 잘해야겠다, 더 잘하고 열심히 하고 사고 같은 거 안치고 해서 많은 사람들한테 제 생각이나 그런걸 더 많이 보여드려서 저와 비슷한 것들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고, 그냥 같이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제 음악을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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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Sixth Sense는 파이멜이라는 요동치는 활어를 예쁜 포장지 하나 없이 날 것 그대로 담았다. 그래서 더 생동감 넘치고, 담백하다. 의심의 여지 없이, 육감으로 느낄 수 있는 진정성이다.











출연 | PYMEL (파이멜)

인터뷰 총괄 | 최수안

유통 | 쿼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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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 먼슬리 픽 문의 : sa.choi@quartermus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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