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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덕을 벅차게 만든 신예 락커 LAVEEN (라빈)

최수안

2023년 5월 10일

지금이야 힙합이 대세이지만 너도나도 락을 듣던 때가 있었다. 2005년에서 2008년 사이 중2를 보낸 세대라면 이해할 것이다. 중2병이 락으로 발현되던 락덕에게는 황금 같던 시기!


2000년 대 초반은 보이시한 반항아 이미지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렸던 에이브릴 라빈이 펑크 락 대세의 시기를 이끌었다. 2010년 대가 들어서며 락의 장르가 쇠퇴하면서 자연스럽게 팝 쪽에 가까운 장르로 방향성이 바뀌었으나, 2020년대인 현재까지 빌리아일리시나 찰리 XCX, 백예린 등이 언급하는 아티스트인 점으로 보아 에이브릴 라빈이 수많은 음악가에게 미친 영향력은 아직까지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보인다.


2000년대는 에이브릴 라빈 외에도 밴드 사운드가 강세였다. 펑크락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Green day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크라잉 넛과 노브레인의 신나는 곡들로 무대건 방송이건 길거리를 점령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트렌드가 바뀌면서  락 장르의 전성기는 짧게 지나갔다. 현재 남은 국내 락밴드는 거의 20년 넘게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YB, 자우림, 넬 등등의 대표 밴드 아니면 매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팀들로, 대중적인 인지도보다는 소위 말하는 '덕후'들만 듣는 밴드들이 활동하고 있는 추세다.


락이 쇠퇴한 요즘 같은, 특히 펑크락은 국내에서 거의 사라진 지금 시기에 펑크락이라는 정체성을 확고히 한 라빈의 등장은 필자 같은 락덕에겐 호기심과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2023년 3월 12일 'Hey, Laveen!'을 통해 두 번째 싱글을 발매한 라빈은 타이틀과 가사 속에 자신의 이름을 넣으며 자전적인 분위기를 담았는데, 현재의 자신을 돌아보며 정체성을 찾고, 변하지 않음을 다짐하며 바로 지금의 감정을 전하고자 한 곡이다.





"슈퍼스타 아님 락스타지 뭐"



아트워크에서도 살펴볼 수 있듯이 쨍한 빨간 컬러를 바탕으로 은발을 한 라빈이 흰색 기타를 메고 락스타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팝한 이미지 한 장 만으로 라빈이 어떤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인지 단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이처럼 타이틀에 자신의 이름을 활용한 것은 앨범 소개 글에서 나타난 것처럼 정체성을 찾고 변하지 않음을 다짐한 것이라는 점에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엿보인다.





4월 26일 정오, 최근 발매한 세 번째 싱글이자 동명의 타이틀 Good bye (feat. 123)는 밝은 멜로디 속에 쓸쓸한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지금 한창 핫한 아티스트인 jayci yucca, Skinny Brown 등과 협업한 래퍼 123의 피처링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과거의 사랑하던 사람, 소중한 시간, 추억을 회상하며 이제는 놓아줄 거라는 의미를 담았다.


"The way we love, is so unique"



후렴구에서 고조되는 기타 연주와 터질 듯한 드럼 소리, 그리고 감초같이 어우러지는 123의 싱잉 랩은 곡의 듣는 맛을 더해준다. 연인과 이별하는 상황이지만 라빈의 'Good bye'는 질척거리거나 아련하다거나 슬프지 않다. 좋았던 날을 회상하지만 그리워하진 않는다. 덤덤하게 그때 그랬지. 하며 고갤 끄덕인다. 담백한 이별이다. 미련조차 남지 않은 홀가분한 Good bye처럼 들려 산뜻하기까지 하다. 








Good bye의 두 번째 트랙인 '너의 밤'은 인트로의 감성적인 기타 아르페지오 주법이 2011년쯤 들었던 해외 팝을 떠올리게 했다. 어린 시절 락에 한껏 심취했던 그때의 내가 떠오르면서 아련한 향수에 젖었다. 가사도 꿈을 꾸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뭉클함을 준다. 걱정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다 커가면서 꿈과 걱정이 모두 많아진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더 앞으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시간을 돌려 어린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이었다. 분명 좋아할 거란 확신이 든다.




 


락덕인 필자가 벅차올라 이어폰에 볼륨을 한껏 키워 듣다 보니 문득 공연장에서의 폭발적인 사운드가 기대됐다. 귀와 심장을 찢는 압도적인 그런 사운드 말이다. 앞으로 더 LAVEEN (라빈) 다운 음악으로 소처럼 일해서 자주 찾아와주면 좋겠다. 얼른 셋리스트 채워서 단독 공연해야지? 아무튼 락이 메마른 이 세상에 라빈의 등장은 단비같이 반가운 소식이다. 앞으로도 더욱 정체성 뚜렷하고 자신만의 스피릿으로 뭉친 음악을 들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티스트 | LAVEEN (라빈)

에디터 | 최수안

유통 | 쿼터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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