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원 듣기 : https://lnk.to/QM0399
밴드 RATGUILE 감성 모던록 [2호선] 발매
나무젓가락은 왜 두 짝이 하나로 붙어서 나올까?
체감온도라는 건 누군가 직접 체험해 보고 기준을 정한 걸까?
어째서 하루에 세 끼를 먹는 게 표준이 되었을까?
신발 끈은 반드시 풀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는 걸까?
유령은 질량이 없는데 왜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도 날아가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한 번 떠오르게 되면 쉽사리 다른 곳으로 고개를 돌리기가 어렵습니다. 평소에는 의식조차 못 한 채 아무런 의구심을 느끼지 않는 것들, 그러나 한 번 눈에 밟히면 벗어날 수 없는 의문. 멍하니 길을 걷거나 화장실에 앉아 있을 때, 아무런 예고 없이 수시로 나를 습격하는 상념들에 관한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2호선은 왜 초록색일까요? 서울교통공사에서는 공식적으로 2호선 색의 의미는 '환경'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 보컬리스트의 조사에 의하면 이는 원래 1호선이 빨간색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2000년 5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수도권 전철이 통합되기 전까지는).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을 기본으로 색을 정하기 시작한 탓이라고 하는데요. 1호선이 빨간색으로 정해졌으니 2호선은 눈에 잘 띄도록 빨간색의 보색인 초록색으로 정한 것입니다. 3호선은 다시 무지개의 두 번째 색깔인 주황색, 4호선은 다시 주황색의 보색 계열인 파란색, 5호선은 빨주초파가 다 쓰였으니 보라색. 노란색은 주황색과 비슷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설이 있고 남색은 이미 수도권 전철의 색깔이었다죠? 여하튼 그런 뒤에 1호선의 색깔이 지금처럼 바뀌면서 2호선은 1호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색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 싱글 '2호선'은 지금껏 랫가일이 공개한 노래 중에(어쩌면 앞으로 공개할 노래까지 통틀어) 가장 부드럽고 감미로운 노래입니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 떠올릴 법한, 다소 바보 같은 그런 의문들을 귀엽게 표현해 봤습니다. 듣기 편안한 음악을 만드는 데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이 노래에는 고음도 없고 격렬하게 터지는 구간도 없습니다. 느긋하게 지하철에 앉아서 아무 생각 없이 흘러가는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그런 기분이 들게끔.
우연히 한 번 들으면 자꾸 생각나고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2호선'
혼자 중독되면 억울하니 주위 사람들과 함께 들어주세요!
[Credits]
Producer: RATGUILE
Songwriter: 엄경필
Lyrics: 엄경필, 락강
Arrangement: 엄경필
Programming: 엄경필
Vocals: 이상훈, 엄경필
Guitars: 박태성, 락강
Bass: 김윤수
Drums: 엄경필
Mixing / Mastering: 엄경필, 락강
Special Thanks: 서울교통공사, 월야환담채월야, 바밀로, 조리퐁라떼, 제설차량, 엠마 왓슨, O2, 폴리에스테르, 겨울방학, 짐 래이너, 블루투스
Comments